충치·신경치료

신경치료 후 통증 없어도 크라운 미루면 안 되는 이유

감수: 대표원장 유성필 (통합치의학 전문의)

신경치료 후 통증 없어도 크라운 미루면 안 되는 이유

TL;DR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는 혈관과 신경이 제거되어 영양 공급이 끊기면서 쉽게 깨지는 상태가 됩니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크라운 보철을 미루면 씹는 힘을 견디지 못해 치아가 세로로 부러질 수 있습니다.
임시 충전재 틈으로 구강 내 세균과 침이 스며들면 내부가 다시 감염되어 재치료나 발치로 이어집니다.
자연치아를 지키려면 신경치료 완료 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기둥 및 코어로 보강하고 크라운을 씌워야 합니다.

통증이 사라졌는데 왜 크라운을 꼭 씌워야 할까?

신경치료는 충치나 외상으로 감염된 치아 내부의 치수 조직을 제거하고 소독한 뒤 생체 친화적 재료로 밀봉하는 과정입니다.
치수가 제거되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이 사라지므로 치료 직후 극심했던 치통은 말끔히 사라집니다.
하지만 통증이 없다고 해서 치아가 원래처럼 튼튼하게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치아 내부의 치수는 신경뿐만 아니라 혈관을 포함하고 있어 치아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혈액 순환이 완전히 차단된 실활치는 마치 물기가 마른 고목나무처럼 유연성과 탄력을 잃어버립니다.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외력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게다가 신경치료를 진행하려면 치아 윗면에 구멍을 뚫고 내부를 비워내는 접근 와동을 형성해야 합니다.
심한 충치로 손실된 부위에 치수실 개방으로 인한 치질 손실까지 더해져 치아의 지지 구조는 극도로 취약해집니다.
속이 비고 메마른 치아는 겉보기에 멀쩡해 보여도 일상적인 저작압만으로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질 수 있습니다.
크라운은 약해진 잔존 치질 전체를 감싸 외력을 골고루 분산시켜 치아가 파절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헬멧 역할을 합니다.

임시 충전재 상태로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신경치료가 끝난 직후 치아 상부 구멍은 캐비톤이나 IRM 같은 임시 충전재로 메워져 있습니다.
임시 재료는 일정 기간 치아 내부를 보호하도록 고안되었을 뿐 영구적인 강도와 밀폐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임시 충전재를 장기간 방치할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미세누출로 인한 근관 내부 재감염입니다.
임시 충전재는 침과 음식물 접촉, 씹는 힘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한 틈이 벌어지거나 마모됩니다.
그 미세한 틈 사이로 구강 내 세균과 타액이 치아 뿌리 방향으로 침투하면 기껏 소독해 채워둔 근관이 다시 오염됩니다.
신경이 없어 환자는 시리거나 쑤시는 초기 경고 신호를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게 뿌리 끝 잇몸뼈에 다시 염증이 퍼져 고름 주머니가 잡힌 뒤에야 치과를 찾게 됩니다.
두 번째는 치아 수직 파절입니다.
어금니는 씹을 때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강한 하중을 견뎌야 합니다.
크라운 없이 임시 재료만 있는 상태에서 식사를 하다가 치아가 수직으로 쪼개지면 잇몸 하방 뼈 속까지 파절선이 이어집니다.
수직 치근 파절이 발생한 치아는 어떠한 보존적 치료로도 살릴 수 없으며 발치가 불가피합니다.

치아 위치와 손상 정도에 따른 수복 방식 비교

모든 신경치료 치아에 무조건 동일한 방식의 보철을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가 입안 어디에 위치하는지, 남아 있는 자연 치질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수복 계획을 결정합니다.

구분 대구치(큰어금니) 소구치(작은어금니) 전치부(앞니)
주요 기능 강한 저작력 분쇄 음식물 분쇄 및 가이드 음식물 절단 및 심미
가해지는 힘 강한 수직 교합력 복합적인 수직·측방력 주로 측방력과 전단력
권장 수복 방법 코어 축조 후 필수 크라운 코어 축조 후 필수 크라운 잔존 치질에 따라 레진 또는 크라운
지연 시 주 위험 수직 파절로 인한 즉각적 발치 교두 파절 및 치근 파절 파절 및 치아 변색

어금니 부위는 교합 하중이 집중되므로 신경치료 후 코어로 빈 공간을 단단히 채운 뒤 전면 피개 크라운을 장착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반면 앞니는 어금니에 비해 직접적인 수직 압력을 덜 받습니다.
충치가 작고 치아의 테두리 구조가 대부분 살아 있다면 레진 충전만으로 경과를 관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니 역시 기존 충치 범위가 넓거나 이미 금이 가 있는 상태라면 치아 파절과 변색을 막기 위해 크라운으로 씌워야 합니다.
치아 머리 부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경우에는 뿌리 속에 기둥을 심어 코어를 지지하는 포스트 치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경치료 후 크라운 치료는 언제까지 완료해야 할까?

대한치과보존학회 임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어금니 근관치료가 마무리된 후 뿌리 끝 염증 상태를 확인하며 가급적 2주에서 4주 이내에 최종 보철 수복을 완료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임시 충전재가 유지되는 2~4주가 지나면 재료의 탄성과 밀봉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크라운 보철이 완성될 때까지 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치료 중인 치아 쪽으로는 깍두기, 견과류, 마른오징어 같은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절대 씹지 말아야 합니다.
치료 치아 쪽으로 껌이나 젤리처럼 끈적한 음식을 씹으면 임시 충전재나 임시 치아가 탈락할 수 있습니다.
양치질은 꼼꼼히 하되 치실을 사용할 때 위로 강하게 잡아당기면 임시 치아가 빠질 수 있으므로 옆으로 부드럽게 빼내야 합니다.
만약 보철 전 임시 재료가 깨지거나 탈락했다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치과에 내원해 다시 밀봉해야 세균 감염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크라운 치료 중 본을 뜨고 보철물을 기다리는 동안 임시 치아는 왜 끼우나요?

임시 치아는 크라운이 완성되기 전까지 남아 있는 치질을 보호하고 식사 시 맞은편 치아가 솟구치거나 인접 치아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또한 잇몸 형태를 유지하여 최종 크라운이 잇몸선에 정확하고 편안하게 안착하도록 돕습니다.
다만 플라스틱 계열 재료로 제작되어 강도가 약하므로 해당 부위로 강한 힘을 주어 음식을 씹으면 부러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지르코니아와 골드 크라운 중 어떤 재료가 더 유리한가요?

골드는 치아 삭제량이 비교적 적고 연성과 전성이 뛰어나 자연 치아의 마모율과 유사하게 맞춰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르코니아는 인공 다이아몬드로 불릴 만큼 강도가 우수하여 파절 위험이 적고 자연 치아와 유사한 색상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교합력, 이갈이 습관, 심미적 요구, 대합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재료가 다르므로 검진을 통해 결정합니다.

Q. 신경치료 후 몇 년 동안 안 씌우고 썼는데 멀쩡하던데요?

치아에 가해지는 미세한 균열은 증상 없이 오랜 기간 누적되다가 어느 순간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한 번에 쪼개집니다.
신경이 없기 때문에 치아에 심각한 금이 가거나 잇몸뼈 내부에서 감염이 진행되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증상이 없다는 것이 치아가 건강하다는 뜻은 아니므로 뒤늦게 파절로 발치하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미리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마무리

신경치료는 자연치아를 발치하기 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보존 치료입니다.
힘든 근관치료 과정을 잘 견뎌내고도 통증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마지막 크라운 단계를 미루는 것은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크라운은 치아를 혹사시키는 치료가 아니라 남아 있는 자연치아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둘러주는 보호 장치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치아 구조와 잔존 치질량, 교합 상태에 따라 필요한 수복 방식과 시기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정확한 진단은 내원 후 방사선 검사와 구강 검진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자연치아 보존을 위한 검진과 치료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고산정담치과의원 031-845-2875 전화 예약으로 편안하게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진료 예약 · 문의

대표전화 031-845-2875 · 팩스 031-845-2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