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신경치료

찬물보다 뜨거운 음식에 이가 아픈 임상적 이유

감수: 대표원장 유성필 (통합치의학 전문의)

찬물보다 뜨거운 음식에 이가 아픈 임상적 이유

TL;DR

찬물에 잠깐 시린 증상은 치아 신경이 아직 살아 있고 회복 가능한 가역적 치수염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뜨거운 국물이나 커피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수십 초 이상 이어지거나 찬물을 머금을 때 통증이 줄어든다면 신경 손상이 비가역 단계로 넘어간 신호입니다.
치아 내부 혈관 팽창과 가스 압력 상승으로 비수초 C 신경섬유가 반응하는 상태이므로 자연 치유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이 치아 뿌리 끝 뼈로 번지기 전에 치수를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찬 자극과 뜨거운 자극은 왜 전달되는 신경이 다를까?

치아 내부의 치수 조직에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감각 신경섬유가 함께 분포합니다.
상아세관 근처와 치수 표층에는 전도 속도가 빠른 유수신경인 A-델타(A-delta) 섬유가 주로 위치합니다.
치아에 찬물이 닿았을 때 상아세관 내부 액체가 바깥쪽으로 빠르게 흐르는 유체역학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흐름이 A-델타 섬유를 자극하면서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즉각 발생합니다.
자극원이 사라졌을 때 수 초 내에 통증이 멈추는 것은 신경 손상이 아직 진행되지 않은 초기 반응입니다.

치수 내부 깊은 곳에는 전도 속도가 느리고 직경이 얇은 무수신경인 C 섬유(C fiber)가 다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치수 전체 신경섬유 가운데 약 80%는 무수신경인 C 섬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C 섬유는 가벼운 물리적 변화에는 쉽게 반응하지 않고 치수 조직의 저산소증이나 심한 염증, 고열 자극에 반응합니다.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둔하고 묵직한 통증이 발생해 장시간 지속되는 것은 치수 심부의 C 섬유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음을 뜻합니다.

왜 뜨거운 온도에 닿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릴까?

치아는 단단한 법랑질과 상아질로 둘러싸인 밀폐된 공간입니다.
충치 세균의 독소나 균열로 인해 치수 내부 혈관에 염증이 생기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충혈이 일어납니다.
벽이 늘어나지 않는 좁은 치수강 내부에서 혈관이 팽창하면 조직 내 압력이 급격하게 상승합니다.
뜨거운 음식이 닿아 치아 내부 온도가 올라갈 때 혈관은 더욱 팽창하고 염증 부산물인 가스가 팽창하여 내부 압력을 극대화합니다.

치수강 내 압력이 높아지면 주변 신경말단을 강하게 압박하여 자극이 없어도 심장이 뛰듯 욱신거리는 박동성 자발통을 유발합니다.
누워 있을 때 머리 쪽으로 혈액이 쏠리면서 야간에 통증이 심해지는 현상 역시 같은 압력 메커니즘에서 비롯됩니다.
이 단계에서 차가운 물을 입에 머금으면 일시적으로 열이 내려가고 팽창했던 혈액과 가스가 수축하여 신경 압박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찬물을 물고 있을 때 비로소 통증이 가라앉는 증상은 치수가 심하게 부패하거나 괴사로 접어들고 있다는 결정적인 임상 징후입니다.

가역적 치수염과 비가역적 치수염은 어떻게 구별할까?

치수 염증은 가역적 상태와 비가역적 상태로 나뉘며, 치료 방향과 치아 보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치아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려면 자극 반응과 통증의 지속 시간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구분 항목 가역적 치수염 비가역적 치수염
주 자극 요인 찬물, 단 음식, 찬 공기 뜨거운 음식, 체온 변화, 무자극
통증 양상 찌릿하고 날카로운 일시적 통증 묵직하고 욱신거리며 맥박 뛰듯 아픔
자극 제거 후 지속 시간 자극 제거 즉시 또는 수 초 내 소실 수십 초에서 수십 분 이상 지속
자발통 및 야간통 없음 (자극이 있을 때만 아픔) 자극 없이도 통증 발생, 야간 악화
찬물 머금을 때 반응 통증 발생 및 시림 오히려 통증이 완화되는 현상 발생
주 활성 신경 A-델타 섬유 (A-delta fiber) C 섬유 (C fiber)
표준 치료 계획 원인 제거(충치 치료) 및 치수 보존 근관치료(신경치료) 후 보철 수복

가역적 치수염 상태에서는 충치를 제거하고 상아질 지각과민 처치나 수복 치료를 진행하여 신경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역적 치수염으로 진행된 치수는 염증 조직이 스스로 회복되지 못하고 점차 괴사로 이어집니다.

왜 환자는 통증이 있는 정확한 치아를 짚어내지 못할까?

뜨거운 음식에 극심한 치통을 겪는 환자 중 다수는 정확히 어느 치아가 아픈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위쪽 어금니의 치수염인데 아래쪽 어금니가 쑤신다고 호소하거나, 턱 주변 전체가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치아 내부의 치수 조직에는 신체 다른 부위처럼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는 고유수용성 감각 신경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차신경 경로를 통해 여러 치아와 턱에서 들어온 감각 신호가 중추신경계의 동일한 신경세포로 모여 전달되는 감각 폭주(convergence)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뇌는 인접한 3~4개의 치아 또는 같은 쪽 위아래 턱 전체에서 오는 통증을 하나로 혼동하기 쉽습니다.
반면 염증이 치수를 넘어 치아 뿌리 바깥의 치주인대까지 퍼지면 압각 수용기가 작동하여 음식을 씹거나 톡톡 쳤을 때 비로소 정확한 통증 위치를 짚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주관적 설명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도자극검사, 전기치수검사(EPT), 타진 검사, 치근단 엑스레이 등을 종합하여 원인 치아를 감별합니다.

참으면 통증이 사라지는데 그냥 두어도 괜찮을까?

비가역적 치수염 단계에서 며칠간 극심한 통증을 겪다가 갑자기 거짓말처럼 통증이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치아가 나은 것이 아니라 통증을 전달하던 치수 조직 전체가 비가역적으로 완전히 괴사했음을 의미합니다.
치수가 괴사하면 통증을 전달할 신경세포 자체가 소멸하므로 한동안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의 세균과 독소는 사라지지 않고 치아 뿌리 끝의 미세한 구멍(치근단공)을 통해 턱뼈 속 치주인대와 치조골로 이동합니다.
방치된 치수 괴사는 치근단 농양, 치조골 파괴, 잇몸 고름주머니 형성으로 악화되어 잇몸뼈를 녹여냅니다.
초기에 치료하면 자연 치아의 구조를 살려 근관치료로 치아를 보존할 수 있지만, 골 파괴가 심해지면 치아가 흔들려 발치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찬물에 잠깐 시린 증상은 치아의 조기 경고이지만, 뜨거운 자극에 길게 이어지는 치통은 신경 손상이 되돌릴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치수 조직의 염증과 변성 상태는 육안으로 판별하기 어려우며 개인의 치아 균열 상태와 충치 깊이에 따라 진행 속도에 개인차가 큽니다.
정확한 치수 생활력과 치근단 손상 정도는 내원 후 방사선 검사와 정밀 임상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체온보다 높은 음식에 치아가 지속적으로 욱신거린다면 방치하지 마시고 고산정담치과의원 031-845-2875 전화 예약을 통해 정밀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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